애니 돌풍을 일으킨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소설 출간과 함께 마니아뿐만 아니라 한국 대중들에게도 더욱 친숙해진 일본 SF소설의 아버지, 츠츠이 야스타카의 30여 편의 단편 모음집 『헐리웃 헐리웃』이 출간되었다.
학창시절 아이큐가 180에 가까웠을 만큼 천재적이고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로 알려진 츠츠이 야스타카는 그에 걸맞게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관심과 거기서 비롯된 작품들로 이미 오래전부터 SF소설의 아버지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가볍고 신선한 문체로 이루어진 『헐리웃 헐리웃』은 이제까지 츠츠이가 보여준 판타지적 발상과 철학적 주제의 시작점이 되는 작품으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츠츠이 야스타카만의 예측 불허한 기발한 상상력으로 인간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주제의식이 30여 편의 쇼트 스토리로 구성돼, 그의 폭넓은 사고력과 함께 박학다식함을 엿볼 수 있다.

 

『헐리웃 헐리웃』에서 츠츠이가 다루고 있는 주제란 실로 다양하고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독특한 상상력에 키득거리다가도 단순한 웃음으로 흘리기엔 독설의 씁쓸함이 끝에 맴돈다.스크린에서 튀어나온 글래머 금발미녀와 오타쿠 소년의 이야기인 표제작「헐리웃 헐리웃」을 비롯, 인간과 동물 간의 의사소통을 전제로 벌어지는「불독」의 마지막 반전은 가히 눈에 띌 만하다. 뿐만 아니라 인과응보에 관한 우화인「타조」, 인간의 근원적 두려움을 표출시키는「나비」, 인간의 이기심을 풍자적으로 꼬집는「특효약」,『파프리카』의 전신인 듯한 「붉은 라이온」등 인간사회에 대해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주제의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짧은 글 속에서 위트와 풍자로 현대사회의 거대 담론들을 제시하는『헐리웃 헐리웃』과 함께 츠츠이 야스타카의 무한 상상의 세계를 경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