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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들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010)
정가 12,000원
출판사 북스토리
지은이 요시다 슈이치
옮긴이 오유리
발행일 2017년 1월 20일
사양 135*210mm
ISBN 979-11-5564-1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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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도쿄의 지도 위에 교차하는 다섯 개의 외로움


공통점이라고는 도쿄에 사는 것밖에 없는, 인생의 중앙에서 조금씩 바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의 어딘가 지친 발걸음. 그들의 불안정한 일상과 작은 실패의 풍경을 ‘일요일’이라는 상징적인 상자에 담아놓은 『일요일들』은 동시대의 삶을 생생하게 반영하는 요시다 슈이치의 대표작이다. 『악인』『퍼레이드』『파크 라이프』 등으로도 국내 독자들에게 친숙한 요시다 슈이치는 『일요일들』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최소화하며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담담하면서도 실감나게 그려놓았다.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길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그럴 땐 잠시 멈춰 서서 발밑을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듯한 이 소설은,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불안감과 고독감이 감도는, 서로 관련성 없는 다섯 개의 인생에 어린 형제가 조금씩 교차한다.
연작을 통해 등장하는 어린 형제는 인생의 변두리에서 머뭇거리는 주인공들이 일요일을 보내는 방법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제 이들에게서의 일요일은 단순한 휴일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정신적 여백이다. 그리고 독자들은 이내 일요일의 나른함에 잠식되어 버린다. 말로는 표현되지 않는 이 외로운 나른함은 마치 한편의 시처럼 소설 전체에 깔려 은유처럼 떠다닌다. 많은 요시다 슈이치의 애독자들이 『일요일들』을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뽑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그래, 나쁜 일만 있었던 건 아니야!


일요일의 엘리베이터
사람들은 엘리베이터에 타면 의식하지 못했던 타인과의 거리를 느끼게 되고 좁은 공간 속에서 어색해진다. 그래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면 서둘러 각자 다른 세계로 발을 내딛는다.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는 와타나베는 여자 친구가 간호사가 아닌 의사가 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별 감흥이 없다. 하지만 국가고시에 꼭 합격하고 싶다는 여자 친구를 보며 마음의 동요를 느끼고, 마침내 여자 친구가 수련의가 되고 자신의 목표에 한발 다가서자, 와타나베는 자신을 돌아보며 애정과는 별도로 남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데….


일요일의 피해자
조신하고 차분한 성격의 치카게와 활달한 성격에 남자를 밝히는 아야, 그 둘 사이의 조정자 나츠키는 평소에 같이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친구들이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아야와 치카게가 싸우면서 세 친구의 우정은 깨지고 관계도 멀어져 간다. 어느 날 나츠키는 많은 친구들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했던 치카게가 강도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치카게의 입장에 자신을 올곧이 대입시켜보고는 두려움을 느낀다. 도저히 혼자서는 잠을 잘 수가 없게 된 나츠키는 한밤중에 남자친구 집에 찾아가고, 결국 마지막엔 남자친구 앞에서 치카게와 한 사람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일요일의 남자들
우직한 도편수 마사카츠는 아내에게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남편으로 군림하다가, 아내가 죽고 나서는 직접 집안일을 하며 아내를 늘 가슴에 담고 산다. 그의 아들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가 바라던 대로 일찌감치 집을 나와 도쿄에서 혼자 살아가는 게이고는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 친구를 교통사고로 잃고, 애인의 사진을 치우지 못하고 간직한다. 친구 아들의 결혼식 참석 때문에 도쿄에 올라온 마사카츠와 오랜만에 함께 지내게 된 게이고는 달라진 아버지의 모습이 어색하기만 하지만, 점차 자신과 같이 마음 한구석에 누군가를 잊지 못하고 담아두는 것을 알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가 주는 허전함을 알고 있는 두 사람은 따뜻한 말 한마디 대신, 부자지간의 묵직한 정으로 상처를 치유해나가는데….

 

일요일의 운세
뭐든 쉽게 포기하는 성격인 다바타는 여자 친구에 떠밀려 와세다 대학에 입학하고, 본의는 아니지만 유수의 증권회사에 들어가는 등 대체로 인생의 밝은 날을 살아가지만, 회사에서 만난 미모의 유부녀와 사랑에 빠지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남자 나이 스물셋, 사랑하는 여자에게 인정받고 싶어진 다바타는 주위의 질투를 뒤로하고 유부녀와 함께 사랑의 도피를 한다. 하지만 1년 후에 그 ‘질투가 다 나는 여자’는 벌이가 좋은 남편 곁으로 돌아가고, 다바타 혼자 강변에 자리한 파친코의 종업원 기숙사에 남겨지는 신세가 되는데….
 
일요일들
마지막 장 일요일들에서 아무 연관성 없이 살아가는 인물들을 이어준 어린 형제의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도쿄에서 파견사원으로 일하며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는 노리코는 이삿짐센터에서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하던 교이치를 만나 동거를 한다. 하지만 점점 드러나는 교이치의 폭력에 노리코는 자립지원센터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가출한 어린 형제를 만나게 된다. 가출한 어머니를 찾아 도쿄로 온 어린 형제는 시설에서 지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한밤중에 센터에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절대로 형제를 헤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노리코의 약속을 믿고 센터에 남게 된다. 노리코는 그 후 자립지원센터의 도움으로 교이치의 폭력에서 벗어나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착실히 삶을 살아간다.

지은이 소개

■ 지은이 _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
1968년 나가사키 현 나가사키 시에서 태어난 그는 호세이대학교 경영학부를 졸업한 뒤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 『최후의 아들』로 제84회 문학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그 후 『파크 라이프』로 제127회 아쿠타가와 상을, 『퍼레이드』로 대중성 있는 신인작가에게 주는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가로 급부상했다. 그의 소설은 도시인의 일상을 섬세하게 묘사해내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파편』 『돌풍』 『열대어』를 비롯해 『동경만경』 『랜드마크』 『악인』 『분노』 등이 있다.


■ 옮긴이 _ 오유리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신여자대학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도련님』 『마음』 『인간실격. 사양』 『파크 라이프』 『랜드마크』 『워터』 등이 있다.

 

 

목차

일요일의 엘리베이터
일요일의 피해자
일요일의 남자들
일요일의 운세
일요일들

본문 속으로

백수의 나날이 길어지면 요일 감각은 말할 것도 없고 어제, 오늘, 내일의 경계조차 흐지부지해진다. 다시 말해서, 오늘의 해가 지면 내일이 오는 것이 시간의 흐름이지만, 갑자기 뭔가가 잘못되어 내일이 아니라 다시 한 번 어제가 반복되는 듯한, 그런 아무 의욕 없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때가 있다.
혹시라도 시간이 거꾸로 되돌아오는 일이 있다면, 자기는 매주 일요일 밤마다 1층 쓰레기집하장에서 누군가가 내다 버린 쓰레기봉투를 하나씩 집어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와타나베는 피식 웃음이 났다.

 

― 「일요일의 엘리베이터」 중에서

 

 

“아니, 그 뭐냐, 잊으려고 하는 건 말이야, 참 어려운 일이지, 난 그렇게 본다.”
“네?”
“아니, 그러니까,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잊히지가 않아. 인간이란 건 말이다, 잊으면 안 되는 걸, 이런 식으로 맘에 담아두고 있는 건가 보다.”
“이런 식으로라니요?”
“아니, 그러니까, 잊어야지, 잊어야지 노상 애를 쓰면서…….”

― 「일요일의 남자들」 중에서
 
“너, 지금, 행복하냐?”
“뭐?”
“아니, 그러니까…….”
“뭐야, 기분 이상하게.”
“아니, 그러니까 말이야, 너처럼 살아도 한평생, 나처럼 살아도 한평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형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다바타는 쉽게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행복하냐는 갑작스런 질문에 그리 간단하게 대답할 수는 없었다.
다바타는 직사광선에 조금 익숙해진 눈으로 해를 마주 보았다. 그리고 혹시라도 오늘 밤 갑자기 자기가 모습을 감추면 도모미는 눈물을 흘릴까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울겠지.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눈물을 그치게 될 날도 오겠지. 아니,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거라 우긴다 해도, 그날은 꼭 오고야 만다. 울음을 그칠 날이 올 때까지 곁에 있어 주면 된다고 다바타는 생각했다. 넌 바보야, 어리석어. 형은 그리 말할지라도 그런 식으로밖에 사람을 사랑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 「일요일의 운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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